요즘은 70세 생일인 '고희' 잔치를 많이 합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 졌기 때문이지요. 옛날에는 환갑 잔치를 많이 했습니다. 옛날에는 "사람이 70살까지 사는 사람이,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라는 시가 있듯이 70살 된 노인을 보기 드물어 환갑만 살아도 큰 경사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70살뿐만 아니라, 80, 90살까지 장수하는 노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진주 구세군교회도 60년 환갑잔치는 안 하고 70년 고희잔치는 합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세요. 사람이 7-80년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역경과 고통과 혼란을 겪으면서 살아왔겠습니까? 더욱이 한국에는 민족의 압박과, 전쟁, 가난과 기근으로 연속되어 온 삶이 있었습니다. 그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일제의 압박 속에서 살아온 한국 사람들은 자기의 주장을 떳떳하게 내세우며 살지 못했습니다. 식민지의 삶은 자기의 주장을 펼치면 곧바로 탄압이 들어오기 때문이죠.

전쟁은 어떻습니까? 내 옆에서 형제와 부모님, 가족들이 전쟁에 희생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나 혼자 살기 위해서 피난을 해야만 하는 가슴 아픈 사연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여건 속에서도 나 혼자 살겠다는 그런 마음보다는 살아 있는 사람은 모두 나의 형제요 자매라는 생각으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왔습니다. 이것이 한국인의 국민성입니다. 그래서 어려울 때 서로 돕고, 베풀고 나누고, 서로 보듬어 주며, 힘을 주고, 용기를 주며, 살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그렇지 않습니다. 얼마나 개인주의가 심한지 모릅니다. 자기 생각, 자기의 주장, 자기의 이익만 생각합니다. 배려나 이해, 용서나 용납, 사랑과 섬김 이런 것들을 생각한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집니다. 내가 싫으면 교회에 안 나오면 되고, 나에게 이익이 없으면 교회를 바꾸면 됩니다.

그러나 그 어려웠던 시절 교회를 위해서 자신의 삶을 바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신앙으로 교회를 지키고, 무릎으로 교회를 지키고, 참된 봉사와 헌신으로 교회를 지켰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역사가 오래된 교회를 보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한결같이, 무던하게 교회를 지켰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싸움이 나오고 분열이 돼도, 갈등이 있고 손해가 있었던 지간에 어떻게 해서든지 교회를 지켜야 되겠다고 하는, 그 믿음 하나 때문에 교회는 역사 속에서 오늘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1939년 8월6일에 진주 구세군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39년에 예비병이 두 명 있었습니다, 한사람은 1939년12월 20일에 병사입대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은 1940년 3월 6일에 병사를 받았습니다. 참 안타까운 사실은 이 두 사람의 이름을 알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진주 구세군 교회를 처음 세운 사람은 권순봉 사관이었습니다. 진주에서 구세군 교회의 개척은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돈이 없어 전도 부인을 둘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복음을 전하고 쪽복음(성경책의 부분을 기록한 책)을 판매해서 전도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그 사람들을 '매서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전도 부인은 선교사들이 한국 여성들에게 한글과 성경, 기독교 주요 교리를 가르쳐서 전도인으로 양육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원하여 전도부인이 되기도 하였고, 어떤 사람은 일정한 금액을 주고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한국 기독교 초기에는 전도사역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서 신도를 확보 할 수 있느냐하는 척도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진주에는 담임 사관 생활비로 줄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창기 진주 영문은 유지되어 나갔습니다. 진주 구세군의 역사를 살펴보면 좋은 일, 괴로운 일, 힘든 일, 어려운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한고비, 한고비 그런 굴곡이 있었던 때마다 하나님께서 진주 구세군 교회를 은혜로 지켜 나갈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진주 구세군 교회 역사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입니다, 진주 구세군 교회의 역사를 뒤돌아보며 오늘 본문 말씀을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1. 하나님은 사랑하는 성도들의 부르짖음을 기념책에 기록해 두십니다. 참 재미는 말씀은 성도들이 하는 말을 하나님이 들으신다는 겁니다. 듣는데 얼렁뚱땅 듣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들으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 하나님을 위해서 죽고 사는 사람, 하나님 앞에 거룩한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십니다.

16절의 말씀을 보세요. "그 때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이 피차에 말하매 여호와께서 그것을 분명히 들으시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와 그 이름을 존중히 생각하는 자를 위하여 여호와 앞에 있는 기념책에 기록하셨느니라" 별스러운 사람들이 나중에 딴소리 할까봐 하나님은 기념책에 기록해 두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에는 이것저것으로 어려움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갈등이 들고 분열이 되고, 싸움이 나고 시끄러워 지는 것이죠. 어떻게 예방하는 법 없을까요? 있습니다. 하나는 증인을 세우는 것이구요. 또 하나는 글로 남겨 놓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역사는 변형이 됩니다, 왜곡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 진리는 없는 것이지요. 힘있는 사람이나, 권력 또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기록된 글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기록하신 진리만이 분명한 심판이 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 않지만, 세월이 흐르면 대부분의 진위는 가려지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누가 옳고 그른지 알 수 없습니다만,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사람들이 잘잘못을 가려 줍니다. 진주 구세군 교회의 지나온 70년의 역사는 단지 사람에 의해서 구별되는 것도 있지만, 결국 하나님이 들으시고 기록하신 대로 심판 받는 날이 분명히 올 겁니다. 하나님 앞에 거룩한 성도로 남으실 수 있는, 하나님의 역사 속의 신앙인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 하나님은 신실한 성도들을 특별한 소유를 삼으신다고 했습니다. 17절의 말씀을 보세요.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나의 정한 날에 그들로 나의 특별한 소유를 삼을 것이요 또 사람이 자기를 섬기는 아들을 아낌같이 내가 그들을 아끼리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면류관입니다. 하나님 앞에 보석입니다. 정말 하나님이 가장 아끼시는 가장 귀중한 보배입니다. 그 보배가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진주 구세군 70년 역사를 보면서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삶을 들여 이 교회를 지키고, 섬기고, 봉사하면서 살아온 성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 한 교회에서 수 십년 동안 자신의 삶으로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고 희생하면서 살아온 믿음에 성도들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를 보니까 한7-8명 정도가 40년 이상 교회를 섬겨왔습니다.

물론 신앙의 대를 이어서 신앙 생활하는 가족도 있습니다. 요즘같이 교회가 많고, 교회를 옮기는 사람도 많고, 신앙을 버리는 사람도 많은데 한 교회를 대를 이어서, 수십 년 동안 신앙 생활해 온 가족은 정말 복 받은 가족들입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복 주실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가족에게 특별한 소유를 삼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복 주시고 또 복 주실 수 있는 아름다운 가정되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여러분은 아십니까? 표준 새번역 성경에 "그들은 나의 특별한 소유가 되며, 사람이 효도하는 자식을 아끼듯이, 내가 그들을 아끼겠다."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잘 해주는 자식처럼 좋은 자식 없어요. 부모에게 효도하고, 잘 섬기는 자식처럼 사랑스러운 자식이 없지요.

여러분은 효도하는 자식이 좋습니까? 불효하는 자식이 좋습니까? 말하나 마나 효도하는 자식이 좋죠? 부모님의 말이나 행동이 자식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래도 순종하고 공경하고 섬기는 자녀가 좋은 자녀입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따지고 대들고 내치는 자녀들은 결코 효도하는 자녀가 아닙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월 동안, 그 70년의 세월을, 한번도 마다하지 않고, 싫다고 하지 않고, 짜증내지 않고, 괴로워하지 않고 섬겨온 성도들이 있었기에 이 교회가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는 것입니다.

이 70년의 세월을 지켜 오신 여러분께 분명히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것입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봉사하며 수고하며 섬겨오신 여러분에게 가장 특별한 복으로 채워 주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3.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을 분명히 구별하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18절의 말씀을 보세요. "하나님을 섬기는 자와 섬기지 아니하는 자를 분별하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미래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제가 말씀 드렸듯이 사람의 마음은 주관적입니다. 물론 대세를 따르면 대강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확실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직접 의인과 악인을 구별한다는 사실입니다.

무엇을 구별한다고 했습니까? "하나님을 섬기는 자"와 "섬기지 않는 자"를 구별한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섬기는 성도입니까? 아니면 이름만 섬기는 자입니까? 70년의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몇 가지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사람의 이름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그냥 이름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겠지요? 그 시대 속에서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숨은 곳에서, 보이지 않은 곳에서 봉사 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이름은 들추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아니 저는, 역사 속에 나타난 이름이 그 시대를 모두 이끌어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교회가 세워 지고, 하나님의 일을 함에 있어서 분명히 사람의 이름이 나타나게 되어 져 있습니다. 이제 80년, 90년, 100년의 역사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 역사의 중심에 여러분이 핵심이 되시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이 구별하여 사용하는 사람, 하나님이 특별하게 세운 일꾼으로 진주 구세군 100년을 향하여 헌신의 사역과 봉사, 그리고 섬김이 이 교회에서 일어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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