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말하는 '순교'(殉敎, martyrdom)라는 말은 라틴어인 ‘마르티리움’(martyrium)이라는 말에서 왔고 이 말은 헬라어의 ‘마르투스’ (martu")에서 왔습니다. “순교”(마르투스, martu") 라는 말은 ‘자기가 믿는 종교를 위해 생명을 바치는 행동’, 또는 ‘신앙을 위해 죽임을 당하는 일’로 말을 합니다. 그런데 한국말로 ‘순교’라는 말은 성경에 없습니다. 이 ‘마르투스’라는 말의 본래 의미는 “순교”라는 말이 아니라 “증언”, “증거”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마르투스는 증거나 증언을 의미하는 동시에 순교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해 왔습니다.

이렇게 보면 ‘순교자’는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대히 증거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 위해 살고, 예수 위해 죽을 수 있는 신앙인을 ‘순교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순교자의 교회는 어떤 모습인지 우리가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고, 그렇게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순교자가 어떤 자들이라는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주 안에 있기를 고집하고 그것을 위해서 목숨을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순교자적 신앙을 가지기 원하는 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강한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로 역사적으로나, 한국의 현실적인 교회의 입장으로 “000 기념교회”를 세워서 부흥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기념교회는 그 이름대로 기념교회인 것입니다. 사람들이 관광오고, 기념하고, 그렇다가 잊혀지는 교회입니다. 소위 기념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면 기념교회는 의미가 없습니다. 기념의 교회, 기념적 신앙이 아닌, 전승된 삶의 신앙으로 세워진 교회는 부흥합니다. 왜냐하면 그 숭고한 삶과 정신, 그리고 그 삶이 후손들에게 이어지면 그것이 곧 참 된 신앙적 영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신앙적 영향력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변화시키고, 성숙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주께로 인도하는 능력이 됩니다. 참 된 신앙의 삶과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가 됩니다. 그러므로 이름만 가진 명사적 교회보다는 그 의미가 전달되고, 삶이 되는 동사적 교회가 부흥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순교자’는 명사, 즉 이름이 아닙니다. 그렇게 삶을 살고, 그렇게 죽은 움직임, 즉 동사의 개념인 것입니다. 몸으로든지, 말로든지 증언하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드러나려고 하면 움직여야 합니다. 그냥 그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이 알려 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구세군에서는 ‘진주 구세군 교회’라고 말을 하면 어느 누구든지 “아, 순교자의 교회”라고 합니다. 그만큼 이 교회는 사람들의 입에 “순교자”를 연상합니다. 진주 구세군 교회는 성도들이 그만큼 고귀한 믿음과 열심, 그리고 성령 충만함이 넘치는, 참으로 구세군의 대표적 교회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구세군의 연합 모임에 가서 진주 구세군교회의 성도라고 하면. 다시 한 번 사람들이 쳐다봅니다. 그것은 순교자의 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 숭고한 신앙의 정신을 이어받아 살아가는 그 모습이 부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진주 구세군교회가 순교자의 교회라는 것을 정작 진주에 있는 교회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순교자 노영수 사관님은 경북 의성군 봉양면 노매동 338에서 부친 노철준과 모친 오해월의 차남으로 출생하셨습니다. 이때에는 노매동을 사부동으로 불렸습니다. 가난한 농가였으나 유교적인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면서 자랐습니다.

1908년 한국에서 선교를 시작한 구세군이 1909년 3월 9일 노매동에도 군영(교회)을 세웠습니다. 노영수 사관님은 소년시절부터 7명의 친한 또래들과 1915년부터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그는 군영의 영눈학생(營學生)으로 성경통신공부, 군영의 소년사업에 솔선 수범하였고 대구 영학생대회에도 걸어서 출석할 만큼 믿음이 열성이었습니다.

1916년 이노손 사모님과 결혼하였고, 1919년 부인과 함께 서울 구세군사관학교 제10기 '전진자학기'를 졸업했습니다. 참위로 임관되어 경북 칠곡군영 담임으로 파송되었습니다. 31년간의 목회생활 중 경북에서 어천. 오리동. 낙평, 전북에서 도사리. 도장. 복홍리, 충남의 진죽. 태안(회관신축). 덕암 그리고 광주영. 전주영을 담임했습니다.

1949년 8월 17일에 그는 진주군영 담임으로 파송되어 인근 마을에 기도처를 개척하는 등 큰 부흥을 일으켰습니다. 1950년 6.25사변 때 공산군은 경남 하동을 거쳐 진주로 육박, 30리 밖에서 격전 중인데도 [종말이 온다면]이란 제목으로 주일 예배를 인도하였습니다.

월요일에 진주시가 함락되어 다른 교역자들은 부산으로 갔으나 끝까지 교회를 지키려고 5리 밖에 은신하였다가 공산군에 체포되어 취조 받다가 9월 5일 새벽 3시경 널문리 가세밭 골짜기에서 총살되어 장엄하게 최후를 마쳤다. 취조 중, 보안서에서 부인과 딸을 시켜 회유토록 권합니다. 그러나 "나는 30년간 구세군에서 예수의 심자가 밖에 전한 것이 없다. 하나님을 부인하는 그대들에게 동조할 수 없다,"고 단호히 거절하였습니다. 그리곤 총살을 당하셨습니다.

그때 노영수 사관님과 함께 신앙 생활을 했던 군우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몇분은 지금 우리와 함께 예배하는 증인들이 계십니다. 그당시 교인이 약 30명 정도가 있었습니다. 황복동 부교, 박혜수 부부(박혜성씨의 양친, 박정미 어린이의 할아버지) 특히 박혜수씨는 피난당시 사관님의 짐을 지고 수고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후에 연합군이 인민군의 짐을 져 주었다고 핍박을 많이 받아 경찰서까지 갔다 왔습니다. 강정란 부교, 나수복 봉사부교, 강두옥 청년, 김경련, 정수년 부교와 어머니, 정경련, 최광수 청년정교, 김복권 장년서기, 김범석 선교정교, 양금이, 홍성구, 이금순, 이덕순, 김영임, 김소덕, 강옥주, 최강림, 김월란, 최태곤 정교님 모친, 김 작은애기등이 모이셨습니다.

1953년 9월 구세공보에는 순교자 노영수 사관의 3주기에 대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노영수 사관이 진주영문에 부임하여 만가지의 고난을 이기고 진주에서 봉사하던 중에 6.25를 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영문을 사수하다가 괴뢰유격대에 피체되어 하나님과 조국을 위해 양심을 굽이지 않는 믿음의 간증을 남기고 장엄한 순교를 당했다. 어언 3주년을 맞이하는데 현재 진주영의 부흥은 그의 피 값으로 알며, 온 군국을 통하여 그의 모범을 다시 한 번 상기할 때이다.”라는 내용입니다.

진주구세군교회의 부흥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의 피로 부흥한 교회였습니다. 자신의 이익이나, 육체적 안위를 위한다면 순교는 나타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순교자 노영수 사관 순교 60주년입니다. 이 60년의 세월에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고백해 볼 수 있기를 원합니다.

유대인들과 예수님과 다양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다스리는 자가 많은 형편에서 세금은 누구에게 내야 하느냐? 형제가 일곱이 있는데 장남이 결혼하여 자식을 낳지 못하고 죽으면 이어서 동생들이 형수와 결혼하는 풍습을 말합니다. 그러면 결국 그 형수는 누구의 아내가 되는가? 그리고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계명 중에 첫 번째의 계명은 무엇인가? 이렇게 예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많은 논쟁거리를 만들 만한 질문들을 합니다.

1.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랑은 하되 살아 있다면 힘과 뜻과 마음을 다하는 것입니다. ‘힘’을 다한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권세가 되었든지 능력이나 지식이 되었든지, 물질이 되었든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을 주님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뜻’을 다한다는 것은 내가 상상하는 그 모든 생각과 마음, 그리고 내가 주님을 이해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동원하여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다한다’는 것은 내 육신의 가장 핵심을 의미합니다. 생각하는 것, 감각적인 것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지 나에게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내 생애에서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었든지,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든지, 내 생각에서 없앨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지식이나 사고가 되었든지 모든 것을 동원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표현에 쓰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그렇게 사랑하는 것이 믿는 사람들의 첫째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순교자 노영수 사관님은 이렇게 주님의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내 육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 주를 사랑하는 마음, 교회와 그리스도의 영광만을 생각하고, 마음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2. 목숨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사람은 죽으면 그만이 아닙니다. 죽어서도 그 영혼이 주님께로 향해야 합니다. 즉, 우리의 영혼이 구원받는 것입니다. 살기 위하여 복음을 버리거나, 살기 위하여 신앙을 버리는 것은 구원이 아닙니다. 순교자 노영수 사관님은 북한 공산당에게 ‘악질 반동분자’였습니다. 왜요? 하나님을 거부하고 공산당에게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0년간 예수를 전하고 찬양한 것이 단숨에 거부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원의 완성은 죽음 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 구원은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의 문턱에 서 있을 뿐입니다. 하나님 앞에 복음으로 완전하게 설 수 있는 것은 죽음을 통하여 가능한 것입니다.

죽음도 여러 가지 죽음이 있습니다. 아무런 의미 없이 먹고 살다가 죽는 사람, 타인과 세상을 위하여 살다가 죽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주를 위하여, 오직 복음으로 살다가 죽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순교자 노영수 사관님은 주님을 고백하고 난 다음부터 오직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습니다. 내 인생 사는 동안 진정한 신앙의 고백, 복음의 고백, 십자가를 위하여 죽고 십자가를 위하여 살겠다는 그 일념이 신앙적 죽음을 맞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순교자 노영수 사관 추모 주일에 우리의 신앙을 돌이켜 볼 수 있기를 원합니다. 내 생각인지, 내 마음인지, 내 목숨이고 내 뜻이었는지 말이죠. 주님의 생각이 되고, 주님의 마음이 되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주님을 위한 죽음과 삶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 주님을 위하여 몸과 뜻과 마음, 그리고 목숨까지 드릴 수 있는 성도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이런 마음이 두 번째인 이웃 사랑으로 연결되고, 세 번째인 봉사와 헌신의 삶으로로 연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첫 번째로 두는 것이 희미하면 두 번째도 희미하고 세 번째는 의미도 없이 내 삶이 허망하게 끝나고 마는 것입니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의 삶, 목숨을 다하고 뜻을 하하고, 마음과 힘을 다하여 순교자의 혈통을 이어가는 진주 구세군 교회의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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