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과학 교육재단이 발행하는 핵 과학지 '불리틴'의 표지에 게재되고 있는 일러스트 시계가 있습니다. 이 시계는 핵전쟁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시계입니다. 그래서 지구종말의 시계라고도 합니다.

이 시계가 밤 12시를 가리키면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종말이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이 시계는 그냥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위기감을 가지고, 극한 냉전의 시대가 되면 사람들이 시계를 조정하게 되어있습니다.

핵 과학 잡지인 ‘불리틴’은 1947년 아인슈타인을 비롯해서 미국 핵무기 개발 계획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만든 잡지입니다. “운명의 날 시계, 종말의 시계”는 미국 핵 물리학회지 운영 이사회가 핵전쟁의 위험 정도를 파악해 비정기적으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맨 처음 이 종말의 시계는 밤 11시 53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16번이나 시계 바늘을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1998년 이후 11시 51분에 고정되어있던 지구 종말 시게가 9.11테러 등 새로운 요인으로 11시 53분으로 당겨졌습니다.

만약에 이렇게 종말을 알 수 있는 현실적인 시계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떤 날 밤 12시에 지구의 종말이 온다는 가정을 해 보는 겁니다. 그 시간에 주님이 오셔서 천사장의 나팔과 호령소리로 강림하신다는 확정적인 발표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의 생각은 두 가지로 나눠질 겁니다. 하나는 신실하게 주님오시는 그 날 그 시간까지 충성을 다하여 교회를 섬기고, 주의 나라와 의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늘 기도하고, 늘 충성하고, 늘 선행하며 봉사하는 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반면에 ‘뭐 지금부터 그렇게 호들갑 떨게 뭐있느냐’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주님이 오시기 전에까지 제자리로 가면 되지, 벌써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 평생동안 할 꺼 나는 한 번에 해결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종말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기독교에서 ‘종말’이라는 단어에 집중하다가 보니까 진정한 의미의 하나님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성경은 역사를 하나님의 창조의 사역에서부터 시작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한 가지의 목표를 향해 진행되는 움직임입니다.

그러니까 종말론은 인간의 운명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사 전체의 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역사, 즉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 그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역사를 왜곡해서 세상의 끝, 심판, 인류의 심판에 그 의미를 두기에 사람들이 두려움, 공포, 잘못된 시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종말의 의미는 세상이 파괴되고, 핵폭탄이 터지고, 기근과 지진으로, 죽음과 고통이 바다를 이루는 시대라고 이해하기에 기독교의 하나님의 나라가 몰이해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시대적인 종말은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 역사에 마지막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궁극적 목표를 삼는 사람들이 기독교인, 즉 예수 믿는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의 완성을 맞이하는 가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맞이하기 위하여 어떤 삶을 살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삶의 과정은 어디론가 없어져 버리고, 그 결과만이 좋게 나타날 수는 없습니다.

역사는 과거의 열매입니다. 과거에 내가 어떻게 열심을 품고, 어떤 노력으로 어떤 준비와 계획을 가지고 추진했는가에 따라서 지금 내가 이렇게 존재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 모습이 미래의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 유전적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에 행복을 원하면서 지금 이렇게 안일하게 삶을 살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할 수 없습니다. 그 시기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감사해야 합니다. 아첨할 수도 없고, 미리 준비 할 수도 없고, 임박했다고 벼락치기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환경, 조건에 있든지 그 삶의 과정을 신실하게 엮어가는 삶을 사는 것이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하나님의 종말에 사는 사람입니다. 바로 그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겁니다.

오늘 하나님의 말씀을 보세요. 예수께서 가버나움에 들어 가셨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백부장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백부장은 오늘날로 말하면 군대의 장교가 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예수께 나왔습니다. 다른 부탁이 아니라 자기 하인이 중풍 병으로 괴로워한다고 말합니다.

1. 종말의 믿음은 생활 자체입니다. 7절의 말씀을 보세요. “가라사대 내가 가서 고쳐주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타나 있는 예수님의 치유의 장면은 주로 병자들이 예수께 찾아오거나 예수의 메시지를 전달받음으로 하여 치유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직접 병자를 찾아가시겠다고 제안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는 여기서 굳이 가시겠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백부장은 헤롯의 용병으로서 그의 혈통적 배경은 로마인이 아닌 다른 이방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유대인 출신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직접 찾아가셔서 하나님의 아들됨을 보고 믿게 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백부장의 대답을 보세요. “8 백부장이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치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삽나이다.” 라는 고백을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충족의 욕구에 살아갑니다. 즉, 자기의 만족을 위해 살아갑니다. 자기를 위하여 세상이 움직여 줘야 합니다. 사회가, 나라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움직여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갑니다.

교회를 자신의 마음을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길 바랍니다. 그래서 내가 모이라면 모이고, 내 의견이 꼭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백부장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삶의 영역이 달랐습니다. 아니 하나님의 통지, 종말의 삶을 이해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이해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가 나를 위하여 움직이길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가 내 이익을 위하여 움직이길 바라는 인본주의의 극치에 서 있습니다. 백부장의 말을 보세요. 주님이 가시겠다고 말씀하시자 사양하시면서 “9 나도 남의 수하에 있는 사람이요 내 아래도 군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

지금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 삶의 현장이 어떤 형편인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내가 장굔데”하면 예수님은 단 한마디의 명령에 허리를 굽히고, 그 집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본 사람, 주의 나라를 본 사람은 다릅니다. 말씀하기를 원하십니다. 자신의 위치와 삶의 형편, 결과가 아닌 삶의 과정을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2. 종말의 삶은 믿음입니다. 10절의 말씀에 “예수께서 들으시고 기이히 여겨 좇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고 합니다. 눈으로 보고, 만져봐야 아는 시대에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권위를 보고 그 권위에 의지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했습니다. 실상, 즉 현실을 직시하는 겁니다. 뜬 구름 잡는 것이 믿음이 아닙니다. 허황한 기대에 빠져 사는 것이 믿음이 아닙니다. 믿음은 현실입니다. 지금 이 현실 속에 주님이 보여야 합니다. 지금 이 현실에 내 마음을 움직이시는 주님의 힘을 느껴야 합니다.

12제자들도 갖지 못했던 하나님의 임재를 백부장은 소유했습니다. 눈으로 보고, 먹여줘야 믿는 시대에 백부장은 주님의 권세를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면 봐야만 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면 못하실 것이 없질 않습니까? 여기엔 또 두가지 요소를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못하실 것이 없는 분이라면 지금 내가 놀아도 잘되게 하셔야 할 것일 아닌가?라는 참으로 어리석을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을 의지하면 지금 내 이 노력을 주님은 사용하실 꺼야’ 라고 생각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분명히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혜로운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믿음있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하나님의 권세를 보고, 느끼고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3. 종말은 역사에 순종하는 겁니다. 11절과 12절을 보세요.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동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이르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으려니와 12 나라의 본 자손들은 바깥 어두운 데 쫓겨나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실로 오늘날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 빛을 내는 곳은 하나님의 통치 영역이 되어야 합니다. 그 통치의 역사에 순종하지 않기에 바깥 어두운데로 쫓겨나 울며 이를 갊이 있는 겁니다.

하나님의 품에 진정 앉아야 할 사람들은 순종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무감각해져 찔림도 없습니다. 감동도 없습니다. 행함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선포된 말씀이 자존심 상하는 말씀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앞당겨 맛보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그 작은 희망들의 실현을 위해 애써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희망 가운데 이 땅위에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종말의 삶은 오늘의 세계를 향한 윤리적 도전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이 펼쳐 가는 종말론적 희망은 인간의 실천적 행동을 마비시키는 도피적이며 피안적인 공상이 아니라 인간의 실천에 불을 붙이는 참여적이며 구체적인 비젼을 우리에게 던져주는 현실이 되어야 합니다.

허황된 꿈을 접으세요. 그리고 지금 나를 준비시키세요.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실 수 있도록 맡겨 보세요. 12월입니다. 년말입니다. 세상의 종말도 있습니다. 인간의 종말도 있습니다. 이 한 해의 끝에서 여러분의 신앙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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